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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 창작수필사 선정 신인작품상 당선소감

극과 극은 서로 통한다는 생각으로

수많은 환자들이 사무실로 와서 하소연합니다. 하나같이 자기 인생속의 불편함을 해소해 달라고 애원합니다. 또한 각양각색의 환자들로 부터 나온 가검물(可檢物)들이 판독실에 있는 현미경 스테이지에 매일 오르고 있습니다. 항상 잘 작동되고 있는 고성능 컴퓨터처럼 빠르게 돌아가야 하고 정확한 지식이 요구되며 냉혹한 판단을 해야만 하는 해부병리과의 전문의의 일을 수행한 지도 어언 14년.

현미경 시야(視野) 속에서 환자들의 세포들을 분석하며 '만분의 일 '의 오차도 허락치 않는 냉엄한 「최종진단」의 고뇌와 번민이 일상생활의 전부였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이런 지능적이지만 무정적(無情的)인 사람에게 귀인 (貴人)들이 한강의 동쪽인 강동구에서 같은 사람들(동인)이 되자고 손짓했습니다. 그 동아리 속에서는 의사가 아닌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남의 아픔을 보고 눈물도 흘릴 수 있는 애틋한 정서도 배우게 되었습니다. 의학도 중에서도 가장 과학적인 해부병리학도가 가슴에 따뜻한 느낌을 주는 글을 써서 남에게 보여 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던 것입니다. 그래서 여태까지 스쳐간 수많은 환자들 중 잊을 수 없고, 다시 만나 보고 싶은 환자들과의 아름다웠던 추억들을 끄집어 내었습니다. 병리과 사무실의 컴퓨터처럼 잘 작동되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 그러나 의학도의 컴퓨터에 자리잡은 삐걱거리는 수필작성 프로그램에 대해서 오창익교수님께서는 자상하게 잘 보정해 주셨습니다.

앞으로 평소에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고 발전하는 병리학의 학문에 더욱 정진하는 중에서도, 가끔은 가슴이 따뜻한 인간으로 돌아와 수많은 환자들에게 귀인(貴人)으로 불리워질 수 있는 일도 기꺼이 하기로 마음먹고 있습니다.

선사해바라기 동인의 일원이 될 수 있도록 불러주신 강춘삼 사장님과 당선의 영광이 오도록 이끌어 주신 오교수님에게 깊은 감사의 말을 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