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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깊은 나무

세종대왕 때 조선의 건국을 찬양하는 한글로 지어진 노래인 '용비어천가'에 보면 '뿌리 깊은 나무는 아무리 센 바람이 불어와도 넘어지지 않고 꽃이 아름다우며 많은 열매를 맺고 샘이 깊은 물은 아무리 가물어도 그 물이 마르지 않으며 시냇물을 만들고 강을 이루어 바다로 흘러간다' 라는 노랫말이 나옵니다.

우리 어린이들은 앞으로 20년이나 30년쯤 후 그러니까 2015년이나 2025년쯤 우리사회를 꾸려나갈 인물들입니다. 그때쯤 되면 세계는 지금보다 훨씬 국제교류가 많아져서 국제화, 세계화된 세상이 된다고 합니다. 또한 서울과 부산 사이도 약 1시간이면 오갈수 있고 세계의 곳곳에 있는 사람들과 TV화면이 달린 전화로 대화하여 바로 옆에 있는 사람과 얘기하는 것처럼 된다고 합니다.

그 때를 대비하여 우리 어린이들은 용비어천가의 노랫말처럼 뿌리 깊은 나무를 만들어야 합니다. 깊은 뿌리를 만들려면 어려움이 닥쳐도 절대 포기하지 말아야 합니다. 깊은 뿌리는 바위도 뚫고 파고 들어야 하고, 마른 땅, 젖은 땅을 가리지 않고 전진하여야 합니다. 바위가 나타났다고 해서 뿌리가 나아가는 것을 포기한다면 그 뿌리에 바탕을 둔 줄기, 잎, 꽃, 열매 등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어떤 인물을 평가할 때 그 사람의 뿌리에 해당되는 기본 인간성을 평가하려 하지 않는 경향이 있지요 그저 그사람의 전문지식이나 사회적 지위만을 우러러 보려 한답니다.초등학교에서 배우는 것들은 모두 여러 어린이들이 먼 훗날 사회의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 활동할 때의 뿌리에 해당되는 부분입니다. 과학자가 희망이라고 해서 음악과목이나 미술과목을 소홀히 해서는 절대로 안되며 음악가가 꿈이라고 해서 산수과목을 무시해서는 절대로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없는 것입니다.

어린이 여러분은 이제 부모님의 품을 떠나 첫학교인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이는 나무씨가 자라나 겨울 싹이 튼 묘목을 산에 옮겨 놓은 사정과 비슷하다고 해도 될 것입니다. 그 묘목은 줄기로 굵어져야 하고 잎도 많아져야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줄기와 잎에서는 기초가 되는 뿌리를 깊게 하여야 합니다. 사소한 어려움이 닥쳐왔다고 해서 산에 심어진 묘목이 다시 나무 씨로 돌아갈 수 없는 것처럼 여러 어린이들은 기필코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대학교 등의 교육과정을 마쳐야 되는 것입니다. 다시 유치원이나 부모님의 품으로는 절대로 돌아갈 수가 없는 것입니다.

뿌리가 깊은 나무는 설사 천둥, 번개 같은 천재지변에 줄기와 잎이 없어졌다 해도 오래가지 않아서 다시 재생될 수 있는 저력이 생기는 것입니다.

먼 훗날 우리사회의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기 위하여 꾸준히 노력하는 어린이들이 되어 주길 기대합니다. 나무가 나날이 뿌리를 깊은 곳으로 내리는 것처럼…….

1995년 12월 28일 위례초등학교 교지 [하남위례성]에 게재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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