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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의 단계적 향상

아래의 짧은 꽁트를 읽어 보자. 『역도선수들이 선수촌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조깅하고, 맨손체조하고, 식사하고 휴식하고……. 마음을 가다듬고 kg, △△△kg 등, 자기체력에 맞는 역기를 들어보고는 '아 오늘은 kg의 역기를 들어야지' 하면서 매일 신체와 정신을 훈련시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한 선수를 면회온 손님이 있었습니다. 그 손님은 역도선수들을 매우 부러워 했습니다. 그래서 역기를 드는 것을 시도해 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그 손님은 역도선수들도 들지 못하는 무거운 역기를 욕심내어 들기로 했습니다. 결과는 그만 그 역기에 깔려서 골절상, 타박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하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이 짧은 콩트는 지난해 우리 경제를 운용하던 위정자들을 비유하는 풍자이다.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해 해야 한다고 아무 훈련도 하지 않은 조선시대의 선비와 같이 나약한 사람이 역도경기 시합장에 나가서 무모하게 무거운 역기를 들려고 했던 것이다.

우리의 인체도 훈련에 적응하며 매일 조금씩 변화시켜야 한다. 잘 훈련된 역도 선수는 그 외모에서도 우람하게 근육이 발달되어 보는 사람들에게 신뢰감을 준다. 인체가 이렇게 계속적이고 반복적인 필요에 따라 변하는 것을 병리학에서는 적응(適應 : Adaptation)이라고 한다. 이렇게 잘 가꾼 역도선수들의 근육응 생검(生檢)하여 현미경으로 보면 근육세포 하나하나의 직경이 보통사람들의 것보다 2∼3배 커져 있는 바를 관찰할 수 있다. 근육세포의 하나하나가 크기가 커져 있는 상태를 근육 세포비대상태라고 부른다. 그러나 이렇게 잘 발달된 근육도 잘 가꾸지 않고 내버려두면 다시 보통의 상태가 되고 그 후에도 계속 쓰지 않으면 근육세포의 크기가 아주 작아진다. 이런 상태를 병리학적 용어로는 근육세포위축상태라고 한다. 정형외과의 병동에서 환자들이 석고붕대를 감을 경우 처음 만들때에는 다리나 팔에 꼭 맞게 빈 틈없이 하여도 세월이 지나면 다리나 팔에 있는 근육들의 근육 세포위축이 일어나 석고와 다리, 팔의 피부사이에 공간이 생기는 것을 보면 근육세포위축현상이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신경세포에서도 동종의 적응현상들이 있다. 즉 대뇌의 신경세포도 쓰면 쓸수록 발달되고, 안 쓰면 안 쓸수록 위축이 된다. 그래서 의과대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면 복잡한 인체해부도의 명칭을 신입생시절의 학생들은 잘 외우지 못한다. 그러나 계속적, 반족적 연습을 시켜 졸업반이 되면 인체의 해부도 쯤은 어깨너머로 쓱 훑어 보아도 거의 다 그 내용을 파악하게 되는 것이다. 또 복잡한 건축의 설계도면의 그림도 유능한 건축설계사들은 설계도의 내용을 보통사람들보다 훨씬 더 단시간에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이는 대뇌의 신경세포들을 그 방면으로 계속적, 반복적으로 훈련시킨 결과라고 할 수 있겠다. 예를 하나 더 들어보자. 바둑을 잘 두는 바둑기사들도 보통 사람들은 잘 기억하지 못하는 바둑판의 상황을 시간이 한찬 지난 후일지라도 정확하게 복기(復碁)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바둑기사들도 대뇌 신경세포가 이 방면으로 잘 훈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개개인의 차이가 많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적 소인도 다르고, 자라난 환경도 다 다르고 현재 처한 경제적인 여건도 다를 수 밖에 없다. 우리들 각자는 다른 조건을 가지고 우리 의료원에서 부여 받은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여야만 한다. 바쁜 와중에서도 각자 자기의 인체내에서 너무 발달을 시키지 않아서 위축되고 있는 부분은 없는지를 늘 살펴 보아야 한다. 계속 앉아서 일해야 하는 직원들은 다리근육이 위축될 염려가 있고, 근육을 열심히 움직여야 되는 직원들은 신경세포들이 위축될 염려가 있다. 위축상태가 너무 오래 계속되면 다시 건강한 상태로 돌아올 수 없게 될 수도 있다.

이런 생물학적 변화를 퇴화라 하는데 박쥐의 눈, 인간의 귀를 움직이게 했던 근육인 동이근 등이 퇴화의 대표적인 예들이다. 그래서 아무 쓸모 없게 된 박쥐의 눈과 동이근을 기능은 없어지고 해부학적으로 흔적만 남았다고 해서 흔적기관 이라 부른다.

항상 '위축되고 있는 신체의 부분은 없는가' 하고 자기 자신에게 반문해 보아야 한다. 그래서 '위축되고 있다' 라고 생각될 때에는 열심히 운동하러 나가야 한다. 운동은 자기 체력과 적성에 맞는 것이라면 어떤 운동이라도 좋다. 그러나 역도경기장에 구경갔던 면회객의 우(愚)를 범하지는 말아야겠다.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슬로건처럼 차근차근히 심신을 단련시켜야 한다. '내일은 오늘보다 조금 더 낫게' 라는 목표아래 체력을 조금씩만 향상시키자.

우리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체력이 좋아야 우리 의료원이 좋아진다. 그렇게 되면 우리 의료원을 찾아와서 도움을 청하는 고객들에게 보다 더 향상된 양질(良質)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6월호 성심월보에 게재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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