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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과 건강

조선시대의 시인 송강 정철의 시 중에 장진주사(將進酒辭)를 보면 그 첫머리에 [ 한 잔 먹새근여, 또 한 잔 먹새근여 , 곳 것거 산(算)노코 , 무진무진(無盡無盡) 먹새근여---] 로 시작된다. 또한 중국의 사기(史記) 중 은본기(殷本紀)에 보면 주왕(紂王)은 술을 너무 좋아하여 술로 연못을 만들고 고기를 달아 숲을 만들었다는 말이 나온다. 즉 주지육림 (酒池肉林)을 만들었다는 내용인데 그 주지육림에서 주왕은 밤낮없이 술과 안주를 즐겼다고 한다.

그러면 술은 언제부터 만들어 졌을까? 술의 역사는 아마도 인류의 역사와 같이 할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바위가 움푹 패어진 곳에 모아둔 과실에 공기중의 효모가 들어가 발효되어 술이 되었고 이 자년발생적인 술을 맛본 인간이 그 맛에 반하여 인공적으로 만들기 시작했을 것이다. 그래서 농경시대에 접어들어 곡류를 원료로 한 곡주가 만들어 지게 되었다. 그래서 기원전 3000년 경의 이집트 유적에서 맥주양조에 관한 것들이 발견된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기록에선 고구려 동명성왕의 건국담에 보면 천제의 아들 해모수가 아내와 함께 술을 먹고 주몽이 잉태하게 됐다는 역사적 사실이 삼국사기에 있다고 한다.

이렇듯 술의 역사는 곧 인간의 역사라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이 술이 현대인들에겐 골칫거리의 하나이다. 술자리를 일부러 피하기도 힘들고 술을 먹으면 음주운전이 되고--- , 음주운전이 적발되면 면허가 취소되고 등등 ----. 모든 술을 분석해 보면 술의 주성분은 에틸 알코올과 물이다. 그 외에 작은 부분의 향료가 섞여 있게 된다. 이 술이 입을 통하여 위(胃)로 내려가면 적은 양은 위벽의 혈관으로 흡수된다.

그러나, 너무 알코올 성분이 높은 술 , 즉 독한 술은 위액과 위벽사이에 있는 점액층을 파괴시켜 술이 위벽과 직접 닿게 된다. 그러면 이 틈새로 위액의 소화효소가 들어가 위벽을 상하게 하는데 이 것을 위궤양이라 한다. 위를 지나 장(腸)으로 술이 넘어 가면 본격적으로 혈관으로 술이 흡수되는데 이 혈관에 흡수된 알코올은 간을 지나 심장으로 가서 전신으로 퍼지게 된다. 이 혈관속의 농도가 음주운전의 단속지침이 되는데 그 농도는 혈액 100ml 당 알코올 0.05g 이다. 이런 농도 이상의 혈중 알코올은 인간의 뇌세포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주로 뇌속의 동물적 본능을 억제시키는 중추를 약하게 만든다. 그래서 각종의 음주후 비도덕적 행위가 음주자의 뜩과 다르게 생길 수도 있다. 그런데 이 혈중 농도가 0.2-0.25g 이 되면 대개는 깊은 잠 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이 정도의 혈중 농도로는 대개 사망에 까지 이르지는 않는다. 그러나 0.3-0.4g 이 되면 뇌 속의 호흡중추가 마비되어 사망에도 이를 수 있다. 즉 폐를 움직이게 하는 뇌의 부분이 억제되어 숨을 못 쉬어 사망하게 되는 것이다. 매년 3월 중 대학교에 갓 입학한 요령없는 젊은이들이 술을 냉면그릇으로 먹은 후 사망하는 사례들을 보면 매우 안타깝다.

이렇게 전신으로 퍼진 술은 폐를 통하여 극히 작은 부분만 나오게 된다. 대부분의 술은 간에서 분해되는데 간에서 알코올이 분해되는 과정은 대개 세가지 효소에 의해서 이루어 진다. 가장 많은 알코올을 분해되는 효소는 '알코올 탈수소효소' 인데 이는 알코올 분자에서 수소원자 한개를 떼어내는 효소이다. 그외 '카탈레이스(Catalase)' 와'옥시데이스(Oxidase)'가 있다. 이런 효소들에 의해서 알코올은 아세트 알데하이드(Acetaldehyde) 란 물질로 변하는데 이 물질의 냄새가 술냄새보다 고약하여 아이들이 술취한 아빠들을 싫어 하게 만드는 물질이다. 아세트 알데하이드는 아세틸 코에이 (Acetyl CoA)라는 물질을 거쳐 결국 이산화탄소와 물로 변하게 된다. 물은 체내에서 재활용되고 이산화탄소는 폐를 통하여 공기중으로 나오게 된다.

간속에 보유하고 있는 알코올 탈수소효소의 양은 사람에 따라 개인차가 아주 심하다. 이 효소의 양이 많은 사람은 ' 술이 센 사람'이 되고 적은 사람은 '술이 약한 사람 '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인체의 적응능력은 서서히 변할 수 있어 계속되는 알코올 섭취는 간의 알코올 분해효소의 양이 늘어나게 된다. 이런 생명현상을 ' 효소유발 (Enzyme induction)' 이라고 한다.

간에서 알코올이 분해되는 과정 중에 일시적으로 지방질이 간에 나타나게 된다. 이 지방질은 간세포내에 자리잡으면 현미경적으로 간세포의 세포질이 텅 빈것처럼 보인다. 이런 병적인 변화는 곧 정상적인 간세포로 회복된다. 통상 소주 한잔을 먹었다 할지라도 일시적인 지방간이 생기고 이 상태가 정상으로 돌아오는 데에는 최소한 3일이 소요된다고 한다. 그러나 만취할 정도의 술을 먹었다면 7일--10일이 소요된다고 한다. 그러나 알코올성 지방간의 상태에서 계속 술을 마시면 지방간에서 정상간으로 회복될 겨를이 없게 된다. 이런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알코올성 간염이 된다 이 알코올성 간염을 현미경으로 보면 오래된 지방간의 소견에 더불어 백혈구들이 들어와 있는 바가 관찰된다. 이 때에는 술을 끊어야 정상으로 되돌아 올 수 있다. 그러나 이 때에도 술을 끊지 않고 계속 마시면 정상간으로는 되돌아 올 수 없는 알코올성 간경변증에 빠질 수 밖에 없다. 이 알코올성 간경변증은 난치의 병이다.

이제 현대인들은 사소한 지방간 상태에서 정상간으로 회복되게끔 간세포들에게 시간을 주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들의 간세포와 뇌세포에게 가장 해로운 영향은 [ 주지육림 속에서 무진무진 먹새근여---] 일 것이다. 술을 마실 때마다 애쓰고 있는 우리 몸 속의 간세포들과 압박받는 뇌세포들을 생각하도록 하자.

1월 발행 한일은행 사보 카네이션에 게재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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