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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성 장염( 腸炎) 에 대하여

식생활은 생존을 위한 수단일 뿐만 아니라 그 자체가 생활의 즐거움의 하나이다.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인간은 음식물을 섭취하지 않고는 살 수가 없다. 간혹 음식물을 입으로 섭취하지 않고 주사약에 영양분을 넣어 정맥주사로 사람의 몸속에 투입할 수도 있으나 이는 수술 등의 치료를 위하여 입으로 먹을 수 없는 상황에 단기간적으로 가능하다. 우리가 입을 통하여 섭취한 음식물은 위 ( 胃) 에서 일시 저장되었다가 장(腸)으로 내려가 흡수되는데 소장(小腸)에서는 주로 영양분이 흡수되고 대장(大腸)에서는 수분이 흡수되게 된다.

여기에서 소장과 대장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가를 살펴 보자. 소장은 위의 바로 다음부터 대장의 시작까지를 말한다. 위의 바로 다음 부분은 십이지장이라 부르고 그 다음엔 공장 및 회장으로 분류 된다. 소장의 전체길이는 한국인 성인에서 약 6m 이다. 대장은 맹장, 상행결장 , 하행결장, S자형 결장 및 직장으로 분류되고 전체의 길이는 약 1.5m이다. 소장벽이나 대장벽을 조금 떼어내어 현미경으로 관찰한다면 대개는 비슷하게 보인다. 음식물이 지나는 통로( 여기를 내강이라 부른다 ) 쪽에 두께 약 1 mm의 점막이 있고 그 점막의 바로 바깥쪽에는 점막하층이 있으며 그 주위에 근육층이 있고 , 근육층의 바깥쪽에는 장막이 있다. 근육층은 다시 두 층으로 나뉘어 지는데 내강쪽에는 가로방향의 근육이 있고 그 바깥 쪽에는 세로방향의 근육이 있다. 이 두 근육층의 두께는 약 2 mm 이다. 이 근육들이 적절히 움직여서 장의 내용물이 잘 섞이게 되는데, 크게 연동운동과 분절운동으로 대별된다. 연동운동의 ' 연( )' 자는 누에가 기어가는 것을 뜻하는 연( ) 자이다.

이 말대로 길다란 장이 누에처럼 한 방향으로만 진행하는 것을 뜻한다. 만일 어떤 사람이 물구나무를 서서 생활을 한다 하여도 장 속의 내용물들은 항문 쪽으로만 이동되도록 정교하게 구성되어 있다. 분절운동은 가로방향의 근육들이 수축을 하면 4-5 cm 간격으로 장이 부분적으로 풍선처럼 부풀어졌다가 줄어들게 되는데 , 이런 운동으로 인하여 장의 내용물은 아주 잘 섞이게 되는 것이다.

태초에 인간은 자기가 생활하는 근처에서 식품의 원료를 자가 생산하고 그 주변에서 소비하였다. 즉 자급자족의 시대를 살았던 것이다. 이런 시기에는 신토불이(身土不二)라는 말이 적절하다. 즉 주위의 토양과 신체는 나누어서 생각할 수 없다는 말인데 , 주변에서 생산된 식품원료는 최종 소비까지 공간적 및 시간적으로 떨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생물학적으로 오염될 일이 많지 않았을 것이었다. 그 후 문명이 발달되어 집 주변에서 얻어진 식품을 그대로 섭취하는 생활방식은 점차 줄어들고, 생산지역으로부터 소비지역까지 멀어지고 , 생산시점부터 소비시점까지의 시간도 길어지게 되었다. 그러므로 이 시간적 및 공간적 간격이 커짐에 따라 생물학적으로 오염될 수 있는 경우가 점점 더 많아지게 되었다. 이런 현시대에서는 미국에서 생산된 쇠고기가 한국에서 소비되는 것이 이상할 게 아무 것도 없는 세상이 되었다.

그런데 지난 달에 미국 네브라스카주에서 수입된 쇠고기에서 O-157 병원성 대장균이 검출되어서 사회를 떠들썩 하게 하였었다. 병원성 대장균 O-157은 1982년 미국에서 햄버거를 먹고 심한 혈변성 대장염이 발생한 집단 설사 환자들로 부터 분리됨에 따라 알려지게 되었다. 대장균은 인체의 장 (腸)속에 항상 존재하는 흔한 균이다. 이런 균들을 장내상재균 (腸內常在菌)이라 하는데, 장속에는 여러 종류의 균들이 항상 살면서 아무런 문제없이 장내미생물들의 생태계 평형을 이루고 있다. 그런데 장내의 평범한 대장균 중에서 어떤 일부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병원성 대장균이 되어 버린다. 이를 일반사회로 비유하면 아무런 문제 없이 열심히 공부하는 선량한 학생들의 사회에서 몇몇 청소년들이 삐뚤게 나아가 청소년범죄를 일으키는 것과 비슷하다. 이렇게 생겨난 병원성 대장균을 다시 분류해 보면 장독성, 장출혈성, 장병성 , 장침범성 대장균으로 나뉘어 진다. 이 중 O-157 대장균은 장출혈성 대장균인데 O-157 대장균은 쇠고기속에서 자라면서 독소를 생산해 낸다. 이 독소는 인체의 장속에 들어가 장점막하층에 있는 혈관을 침범하여 혈관의 내피세포를 죽이게 된다. 그러면 여기에 혈소판이 붙어 작은 혈전이 만들어 진다. 그러면 국소적으로 혈액공급이 안되어 이 혈관으로부터 영양공급을 받던 점막세포들이 죽을 수 밖에 없는 운명에 처한다. 이런 병리현상으로 인하여 환자는 피가 섞인 설사로 고통을 받고 , 미열이 생기고, 복통이 발생되게 된다. 그러나 대개 1 주일이 지나면 증상이 없어지고 회복된다.

그러나, 환자의 면역성이 아주 낮으면 악화될 수도 있는데 이런 환자에서는 장 (腸)에서 신장으로 균이 혈관을 타고 옮겨 간다. 이런 상태를 요독증(尿毒症)이라 하는데 이런 상태의 신장을 현미경으로 보면 혈관내피세포가 죽고 , 이 곳을 지나는 적혈구도 죽어가기 때문에 ' 용혈성 요독증' 이라 한다. 그러나 O-157 병원성 대장균에 의한 환자의 사망률은 아주 낮아서 전체 환자의 약 0.1% 이하이다. 이런 전염성 대장균이 시회에 유행될 지도 모를 때에는 더욱 위생적인 생활을 철저히 하여야 한다. 특히 고기는 충분히 익혀서 먹어야 한다. 육회와 같이 열이 가해지지 않은 고기는 삼가해야 할 것이다. 우유는 살균처리가 잘 된 것만 마셔야 하고 과일과 야채는 더 깨끗하게 씻어서 먹어야 하며 외출 후 귀가시에는 손을 열심히 씻어야 한다.

신토불이(身土不二)란 말이 장(腸)의 내강 미생물생태계가 주변환경과 조화를 이룸에도 적용되고 있다.

12월 호 한일은행사보 카네이션에 게재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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