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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대교 붕괴와 골절

성수대교가 무너진 지 2년 8개월 만인 지난 7월 3일 재개통됐다. 이를 인체로 비유로 보면 뼈가 부러지는 사고를 당해 수술을 하고 깁스를 오래 했다가 다시 푸는 과정을 거쳐 완전 치유된 것과 같다.

성수대교는 왜 무너졌을까? 당시 교량학자들은 부실 공사한 다리에 무거운 차량이 많이 다녀서 붕괴됐다고 원인을 밝혔다. 그럼 인체의 뼈는 왜 부러질까? 골절학 교과서를 보면 골절 원인은 직접 외상, 간접 외상, 병적 골절, 피로 골절 등으로 나뉘어져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성수대교 붕괴는 인체로 비교하면 병적 골절과 피로 골절이 복합된 사고라 할 수 있다.

병적 골절은 뼈가 워낙 약해서 아무런 외부 충격 없이 부러지는 것으로, 뼈에 칼슘 성분이 너무 부족해 생기는 골다공증, 염증 및 종양이 근본 원인이다. 피로 골절은 주로 군인이 지나치게 오래 행군하거나 체질이 맞지 않는 육상 선수가 무리한 운동을 한 뒤 발생하는 골절로 일명 행군 골절이라고도 한다. 사고 전의 성수대교는 아마도 인체로 비교하면 칼슘에 해당할 콘크리트와 철근이 턱없이 부족하게 사용된 탓에 골다공증에 걸린 데다 워낙 무거운 차들이 많이 다녀 심한 피로 상태가 겹쳐 있었을 것이다.

사람의 뼈에는 칼슘이 들어갈 수 있는 바탕이 되는 섬유소 조직이라는 것이 있다. 여기에 칼슘이 충분히 들어가야 강한 뼈가 형성된다. 골다공증이란 칼슘이 들어갈 자리인 섬유소 조직 자체가 줄어드는 병으로 노인성, 호르몬성, 영양 결핍성 등 많은 원인이 있으며, 주로 나이 많은 여성에게 많이 생긴다. 골다공증에 걸린 여성에게 골절상까지 겹친다면 특별한 정형외과 치료가 필요할 뿐 아니라 치료 시간도 오래 걸린다.

인체의 골절은 어떻게 치유되는가. 뼈에 골절이 생기면 이 부위에 우선 출혈이 생기고, 신경이 끊어지거나 주위 근육이 상하게 된다. 그러면 이 부위로 일단 백혈구들이 몰려온다. 이때를 염증기라 한다. 그 후 골절 부위 주변에 골아세포라 부르는 뼈를 만들어낼 수 있는 세포가 많이 모여든다. 원래 골아세포는 정상 상태에서는 숫자가 많지 않은데 골절이 발생하면 섬유아세포, 혈관 내막세포, 근육세포, 간엽세포 등이 골아세포로 변하기 때문에 현미경으로 보면 모두 비슷하게 보인다. 병리학에서는 어떤 세포가 다른 세포로 임무가 바뀌는 것을 화생(化生)이라고 한다. 이는 평상시 각기 자기의 생업에 종사하던 남자들이 예비 군복으로 갈아입고 전쟁터로 뛰어 드는 것과 같다.

골아세포의 '소집'과 거의 동시에 모세 혈관들이 자라 골절 부위로 들어가기 시작하고, 모세 혈관과 골아세포들이 힘을 합해 골편이라 부르는 작은 뼈조각을 새로 만들어 서로 연결시키는 작업을 시작한다. 이는 성수대교 재건설 현장에 철골 기술자, 용접공, 시멘트 타설 기술자, 운전 기사, 심지어 식당 아줌마까지 여러 임무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열심히 일하는 모습과 같다.

인체의 골절 치유 과정은 시간적으로는 염증기, 복원기, 재성형기로 나뉘는데, 이중 재성형기는 뼈를 매끈하고 예쁘게 다듬어 만드는 과정으로 성수대교 현장에서는 미장, 청소하는 공정이라 하겠다.

새로 생긴 성수대교는 다시 아물어 붙은 뼈와 같이 강한 교량이다. 다른 다리들도 혹시 골다공증에 걸리지는 않았는지, 무거운 차들이 너무 많이 지나다녀 피로 현상을 나타내지는 않는지 점검해야 할 것이다.

8월 28일자 주간조선에 게재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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