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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내 조직들의 합종연횡

'합종연횡'은 합종설과 연횡설을 합친 것이다. 합종설은 중국의 춘추전국시대에 진나라를 상대로 한, 위, 조, 연, 제, 초 등 여섯 나라들의 외교정책의 하나로 소진이라는 학자가 주장했다. 연횡설 역시 이 여섯 나라 외교 정책의 하나로 장의라는 학자가 주장했다. 여기서는 이 외교정책들을 자세히 설명하려는 것이 아니라 순전히 한자 단어의 뜻대로 "합종은 종적으로 합하고 연횡은 횡적으로 연결된다"는 뜻으로 해석하고자 한다. 그래서 합종연횡이 잘 된 조직은 씨줄과 낱줄로 강하게 엮어져서 '유기적으로 잘 조화된 강한 조직'일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체내 조직들의 합종연횡'에 관하여 적어본다.

인체의 피부와 피하조직이 조금 떨어지는 상태가 생겼을 때를 생각해 보자.

부종이 생겨 부어 오르면 맨 먼저 긴급 대응 태세를 갖추는 것은 혈액응고 체계로, 적혈구와 혈소판이 나서서 모세혈관을 막는다. 그러면 더 이상 피가 나지 않는다. 이어 백혈구 중에서 중성구가 동원된다. 중성구는 군대로 따지면 특수 부대, 예를 들면 공수부대이다. 상황이 발생하면 맨 먼저 투입되는 백혈구이다. 중성구는 침투한 각종의 병균들과 싸우는데 대개는 병균들과 함께 전사한다. 그러고 나면 비교적 장기간 주둔할 백혈구들이 투입되는데 이들이 림프구들이다. 림프구들의 임무는 상처 부위를 경비하고(지키고) 남아 있는 병균들을 소탕하는 것이다.

이와함께 또 다른 백혈구인 조직구들이 동원돼 중성구들과 병균들의 시체를 비롯한 각종 쓰레기들을 치운다. 조직구들까지 일을 마치면 상처 부위는 깨끗해진다. 그러면 비로소 비워졌던 공간을 복구하기 위하여 섬유아세포들이 집결된다. 군대의 공병부대에 해당된다.

또 피부세포가 없어진 부위의 끝에선 없어졌던 피부를 다시 만들기 시작한다. 이 작업을 전문용어로는 상피화(上皮化:Epithelialization)라고 한다. 그리고 섬유아 세포, 조직구, 상피화되는 피부세포들에 영양을 공급해 주기 위하여 모세혈관이 새로 생기고 이를 통하여 적혈구들이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해준다. 군대의 병참 보급부대 역할이다. 이처럼 사람의 몸에서는 상처 부위의 청소와 재건을 위한 합종연횡이 일사불란하게 이루어진다.

오는 12월의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각 주자들 진영에는 이런 사람 저런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다. 백혈구의 중성구에 해당하는 사람, 림프구에 해당하는 사람…. 대선의 승패는 이들이 얼마나 합종연횡해 건장한 조직을 만드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대선이 끝난 뒤 승자이든 패자든, 승자쪽에 섰든 패자를 찍었든, 전국민이 합종연횡해 활기찬 나라를 만드는 일일 것이다.

7월 24일자 주간조선에 게재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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